Thursday, July 8, 2010

효도르 10년 천하와 삼각조르기

일단 동영상부터 보자.


효도르가 누구인가. 무한도전에도 출연해서 격투기 팬 뿐만 아니라 많은 사람들에게 잘 알려진 격투기계의 신화. 10년간 지지 않았다는 무패의 황제.

사실 효도르가 황제로 군림하기 전에는 노게이라라는 브라질리언 주짓수 마스터가 종합격투기계의 메이저리그인 프라이드(일본이 호스팅했던, 지금은 사라진 격투기 단체)를 주름잡고 있던 시절이었다. 혜성처럼 나타난 효도르와 노게이라가 대결했을때만 해도 노게이라의 우세를 점치는 이가 대부분이었다.

하지만 경기를 본 사람들은 경악했다. 그 강했던 노게이라의 타격은 전혀 통하지 않았고, 걸리면 빠져나갈 수 없다던 노게이라의 삼각조르기를 효도르는 웃으면서 빠져나갔다. 효도르는 누워있는 상대를 위에서 주먹으로 공격하는 기술인 파운딩으로 노게이라를 빈사상태까지 만들어서, 이후 얼음파운딩이라는 별명을 갖게 된다.

혹시나 이변이었을까? 노게이라가 효도르를 잘 몰라서 그랬을까? 이런 의문은 노게이라와의 2차전에서 완전히 깨진다. 이변이 아니라, 절대적인 실력 차이. (물론 스타일 상 상성 차이도 있었다고 생각한다)

이후도 효도르는 몇 번 위기를 맞은 적은 있었지만 대부분의 경기에서 압도적으로 승리하면서 60억분의 1, 격투기계의 황제라는 명칭을 갖게 된다.

그러나 이후 격투기계는 크게 변화한다. 입식 격투기와 종합 격투기를 대표하던 K1과 프라이드가 동시에 쇠퇴하고, 프라이드는 아예 문을 닫는다. 효도르는 격투기계의 메이저리그로 떠오른 UFC 대신 스트라이크포스라는 신생 단체에 들어가게 되는데, 여기에서 오늘의 적수 베우둠을 만난다.

베우둠은 여러번 세계 주짓수 챔피언을 지낸 정통 주짓수 강자로서, 비록 경력은 노게이라에 미치지 못하나 격투기류는 유사하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효도르에게 이길 것으로 보는 사람은 거의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전신개조 이전의 오브레임을 제외하면 특급 강자와의 대결에서 승리한 경력이 없기 때문이다.

다음은 패배 이후 효도르의 인터뷰 내용이다. (네이버 aerts31님의 지식인 답변에서 퍼왔습니다)

"1라운드 초반 나의 펀치가 베우둠에게 정확하게 들어갔다. 그 순간 빨리 끝내고 싶었다. 그러나 순간 실수를 해버렸다. 그 짧은 순간 탈출을 해야 했지만, 결국 경기를 포기할 수 밖에 없었다. 찰나에 조르기에 걸려 버렸고, 나는 아무것도 할수 없었다."

인터뷰 내용에서 알 수 있듯이 빨리 끝내고 싶었다는 것이 패배의 이유. 영상을 자세히 보면 베우둠은 효도르의 펀치에 큰 충격을 받지 않았으며, 일부러 그러운드로 유도, 파운딩 펀치를 잡아 관절기를 시도하는 작전을 구사했다. 첫 번째 시도에서는 효도르가 빠져나왔으나, 계속 파운딩을 시도하려고 하다가 결국 삼각조르기와 암바에 걸려 경기를 포기하고 만다.

당시 주짓수 마스터로서 격투기 황제였던 노게이라의 삼각조르기를 무력화시키면서 화려하게 등장했던 효도르가, 주짓수 베우둠의 삼각조르기에 무너진 것은 운명의 장난일까. 이에 노게이라는 '주짓수의 명예를 드높였다'라고 과거의 설움을 씻어낸 듯한 발언을 하기도 했다.

현재 효도르는 스트라이크포스와의 계약 상 1경기를 더 하게 되어 있다. 확실한 것은, 무패의 제왕은 이제 없다. 하지만, 1패로도 치명적이기는 하나, 경기 자체가 나빴던 것이 아니고 방심+기습에 당한 측면이 더 크기 때문에 다음 경기가 중요하다. 다음 경기에서 지면, 바로 은퇴이기 때문이다.

다음 경기가 누구이냐가 중요하다. 개인적으로는 효도르의 팬으로서, 베우둠과의 리턴매치보다는 오브레임이나 레스너를 꺾어주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No comments:

Post a Comment